저도 사실 군 입대 전 이래저래 군 괴담 들어보며 뭐 그냥 말 그대로 흔하디 흔한 괴담들이겠지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상병이던 시절 기묘한 사건이 터졌습니다.
군 괴담 이야기의 시작은 신끼 있는 녀석으로 부터 시작되는 아주 진부한 구성들이 대부분이듯, 저희 대대도 그랬습니다.
다른 중대 녀석이였는데 어느 날 부터인가 조심스레 얘기를 꺼내더랍니다.
자기네 생활관에 아무래도 뭔가 있는거 같다고 했다지요.
당시 일병이던 녀석의 말을 귀담아 듣는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그 당시 녀석이 언제나 잠을 못 잔듯 피곤해 보이는건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었습니다.
녀석 왈, 자다가 뭔가 이상해 깨어보면 생활관 한켠에 사람의 실루엣이 서 있다던가.. 근무 때문에 불침번이 깨우고 간 뒤 근무 투입 준비를 하고 있다보면 시선이 느껴지고 그랬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전해들은 대부분이 웃어 넘겼습니다. 꿈꾸냐, *** 하지 말아라 라는 식으로요.
그런데 그렇게 녀석이 혼자서만 끙끙거리기를 또 며칠, 이번엔 그 생활관의 다른 녀석이 뭔가를 보게 되었습니다.
자다 깼는데 실루엣이 있어서 불침번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뭔가 이상하더랍니다.
그 '무언가'는 분명 불침번 복장인데, 바라보는 내내 소름이 쫙쫙 하다가 다시 잠들었다 하더군요.
며칠 뒤, 신끼 녀석이 근무투입을 위해 자다 깨서 옷을 갈아입다 시선을 느낍니다.
고개를 돌리니 맞은편 방향 다른 병사의 침대 밑에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사람을 보게 되지요.
실루엣이 아닌 확실한 사람의 모습이였답니다.
역시나 불침번 복장의 그 사람은 처음보는 얼굴이였고, 다른것 없이 그저 그 침대 밑에 들어가 있는채로 계속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더랍니다.
어릴적부터 신끼때문에 이것저것 많이 봐 온 녀석은 전부터 그래왔듯 최대한 무시하며 그대로 근무를 나갔다 하고요.
그 이야기를 녀석이 털어 놓자 일단 그 생활관 내 사람들은 슬슬 신경이 쓰이기 시작 했습니다.
그리고 이후로, 그 생활관 내의 모든 병사들이 그것을 목격하는데에 일주일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목격되는 시점은 대부분 뭔가 이상한 느낌에 자다 깼을때, 그리고 불침번이 깨우고 간 뒤 근무투입을 준비하는 시점이라는 공통점도 있었죠.
심지어는 한번도 가위에 눌려보지 못한 병사들까지 가위에 눌리기 시작합니다.
때문에 그 생활관 내 모든 병사들이 덜덜떠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죠.
이 즈음엔 이미 저희 대대 내에 이 일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귀신의 불침번 복장 때문에 '불침번 귀신'이라는 별명도 붙었고요.
어쨌든, 그 생활관 내 병사들이 간부들에게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귀신이 나와서 도저히 잠을 못 자겠다며 말이죠.
간부들도 병사들의 입을 타고 전해지는 소문을 주워 들은것이 있었던데다 그 생활관 병사들 모두가 진심으로 치를 떠는 모습에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죠.
군부대에 무당을 부를 수 있는 노릇도 아니고 말이죠.
그래서 결국 저희 대대 주임원사가 신통방통 하다는 달마도 하나를 구해와 그 생활관에 거는 것으로 조치되어 집니다.
다른 생활관 병사들은 웃었지만, 그 생활관 병사들은 '제발..! 이제 좀..! 제발..' 이러는 분위기 였던걸로 기억하네요.
그런데 재미있는건 그 달마도를 건 후부터 그 불침번 귀신이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는 겁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몇주가 지나도 말이죠.
덕분에 그 생활관 병사들은 편히 잘 수 있게 되며 귀신소동이 끝나는듯 했습니다.
그런데, 대대 병사들이 우스게 소리로 하던 '다른 생활관으로 도망친거 아냐? ㅋㅋ'가 현실이 됩니다.
바로 옆 생활관에서 목격담이 들려오기 시작 한 것입니다.
목격자들의 얘기하는 그 모습은 불침번 귀신의 모습 그대로 였습니다.
당시 그 달마도 생활관의 바로 윗층에 위치한 저희 생활관은 우리에게 오진 않았구나 하며 안도했지만, 귀신이 옮겨 간 생활관 병사들은 달마도 생활관의 병사들처럼 피곤에 절어가기 시작 했습니다.
그리고, 이 귀신소동의 하이라이트인 그 사건이 벌어집니다.
귀신이 옮겨 간 생활관의 한 병사가 잠을 자던 중, 불침번이 와서 깨웠답니다.
당시 불침번을 선 녀석이 선임급이라, 이 병사가 깨어난듯 하자 바로 나가버렸고, 이 병사는 불침번이 나간 뒤에도 잠시 누워 잠과 싸우다 비척비척 몸을 일으켰답니다.
그런데 그때, 분명 아까전 나갔던 불침번이 몸을 일으켜 앉으려는 자신의 어깨를 잡아 다시 눞혔답니다.
어? 어? 하며 어리둥절하게 다시 그 병사는 누웠고, 그 불침번은 생활관 입구로 걸어 가 복도쪽을 바라본 채 가만히 서 있었답니다.
왜 다시 눞힌걸까 하며 당황하던 병사는 생활관 입구에 못박힌듯 서 있는 불침번을 잠시 바라보다 시계를 확인하고 서둘러 일어나 옷을 갈아 입었답니다.
그리고 전투화까지 다 신고 막 일어난 시점에서, 가만히 입구에 서 있던 불침번이 터벅터벅 걸어 나가더랍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병사, 불침번이 자신이 제대로 근무투입 준비를 하고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 있는줄 알았다 합니다만..
그 불침번을 따라 생활관을 나가자 마자 그 병사는 그대로 얼어버렸답니다.
그 생활관은 중앙계단과의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는 곳 이였습니다.
그런데, 방금 전 자신과 1~2초 차이로 먼저 불침번이 걸어 나갔는데, 1층 불침번 두명 모두 중앙계단쪽에 서서 잡담을 나누고 있더랍니다.
그 불침번이 전력 질주를 해도 불가능 하거니와, 그랬다 쳐도 달리는 발소리가 들렸을텐데 그것도 없었으니, 그 병사 입장에선 정말 그냥 사라져 버린거 같더랍니다.
쫙쫙 돋아오는 소름에 그 병사, 얼른 불침번들에게 가 물었답니다.
방금 전까지 우리 생활관에 서있던 사람 누구냐고 말이죠.
그런데 그런사람 없었답니다.
깨우고 나온 뒤 쭈욱 이곳에 서있었다는 불침번들의 대답만 있었죠.
병사는 질문을 바꿔, 그럼 방금 자신이 나오기 전에 생활관에서 나오는 사람 못 봤냐 물었습니다.
..없었답니다.
그렇게 그 병사는 불침번들에게 상황을 설명해 줍니다.
그 병사는 근무를 밖으로 나가기에 그저 오들오들 떨며 근무를 나갔지만, 당시 두명의 불침번들은 그 이야기에 공포에 떨며 결국 남은 근무시간 내내 벌벌 떨며 근무를 섰답니다.
그리고 다음날, 그 병사와 당시 불침번을 서던 두명에 의해 대대 전체에 그 이야기가 퍼지고 불침번 근무자들이 1층 근무 들어가기 싫다며 진저리를 치게 됩니다.
뭐 그 이후로 여러 사건이 많습니다.
불침번 귀신에 관한 사건이요.
하지만 이미 스크롤이 너무 길어지기도 했고, 그 이후 일어난 일 들 이라고 해 봐야 위의 것들과 비슷비슷해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아, 참고로 그 불침번 귀신이 나타나는 빈도수는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제가 전역할 즈음만 해도 별로 얘기들이 없었으니까요.
뭐.. 결국 따지고 보면 저희 대대에서 일어난 일이지 제가 겪은 일은 아니라서 저도 그 생활관 병사들에게 들은 대로 쓴 겁니다만..
어쨌든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은 확실한 사실 입니다.
32사단 직할 통신대대 10년 군번의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출처:밤놀닷컴:: - 저 군시절 저희 대대 전체를 공포로 몰아버린 실화 하나 https://bamnol.com/?mid=horror&document_srl=4342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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