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방랑 시인 김삿갓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김삿갓의 본명은 병연인데 19살때 향시(각 고을에서 치는 과거 시험)를 보게 되었는데 시험 주제가 홍경래의 난때 도망간 선천부사 김익순을 꾸짖는 내용이였습니다
병연은 신랄하게 꾸짖는 글을 써서 장원을 합니다..
그러나 김익순이 자신의 조부인걸 알게 되고 충격을 받고 삿갓을 쓴 채 죽을때 까지 방랑 생활을 하게 되며 수많은 일화를 남긴 분이시죠..
김삿갓이 전남 화순을 지나갈 때 하룻밤 쉬기 위해 한 마을에 들어섰는데 그곳엔 줄초상이 일어난 있어서 마을 분위기가 스산했다..
의아한 김삿갓이 마을 사람에게 이유를 묻자 그는 하소연 하듯 대답했다..
"말도 마쇼..왕귀(여자귀신을 일컫는말)에게 벌써 마을 젊은이 세명이 죽었소.."
"허어 어떤 원귀이기에 3명이나 죽였소?"
"모르게소..젊은이가 지나가면 왠 아리따운 여성이 다가오는데 그 여자한테 걸리면 죄다 죽거나 미치니..에효 이사를 가든가 해야지 원.."
남자는 더 이상 생각도 하기 싫다는듯 손사레를 치며 물러났다..
김삿갓은 곰곰히 생각하다가 한 주막으로 찾아가 주모에게 말을 걸었다..
"귀신때문에 장사가 안되겠소.."
"말도 마시요..요즘은 오시(오후8시)만 지나면 발이 딱 끊긴다오"
"그런데 귀신이 미인이라면서요"
"뭐,그런 소문이 나긴 하던데 그건 알아서 뭐할려고"
"꽃이 있으면 나비가 몰려드는게 당현한 이치 아니겠소"
"에그머니..별소릴 다듣겠네..줄초상 치기싫으니 묵고갈 생각 아니면 어서 걸음이나 재촉하쇼"
주모도 더 이상 말하기 싫은듯 주막안으로 들어가자 김삿갓은 술이나 들이키며 시간을 보내다 날이 어스름해지자 밖으로 나섰다
아직 초저녁 밖에 안되었는데 마을의 인적은 뚝 끊기 었고 개 짖는 소리하나 들리지 않았다..
김삿갓은 향가를 부르며 마을을 돌다가 마을 어귀에 있는 선황당 쪽으로 걸어갔다..
주변은 고요하고 달이 하나 비추지 않고 칠흙 같이 어두웠지만 김삿갓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한참을 걷다가 선황당 나무에 도착하자 나무밑엔 한 여인이 서있었다..
"허..이밤에 누군데 아녀자 혼자 서있는가.."
김삿갓이 말을 걸자 여인이 고개를 들고 김삿갓을 쳐다봤는데 그 용모가 절색이였다.
"소녀 숭무원 지사 박윤창의 딸로서 태강수 이동에게 시집을 갔으나 불충한 죄를 지어 휴서(조선시대에 여자가 남편을 여의거나 소박을 맞게 되면 휴서라는 깃저고릴 받는
데 휴서를 받은 여인은 마을의 선황당 근처에서 서있고 지나가다 그 여자를 처음본 남자는 신분을 막론하고 그녀를 데려가야 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를 받았으니 나으리
께서 저를 데려가 주지 않겠습니까?.."
"허어 나야 좋지만 떠돌아 다니는 신세라 데려갈 형편이 안되는구려.."
김삿갓이 거절을 하자 여인은 그윽한 얼굴로 그를 유혹했다..
"그럼 이것도 인연인데 정이라도 나눠주소서"
"그럽시다.."
김삿갓은 여인의 손을 잡고 여인이 이끄는데로 걸음을 옮겼다..
"허어..그대 손이 어찌 이리 차오"
"찬이슬을 너무 많이 맞아 그런가 봅니다"
여인이 대답하자 김삿갓은 장난기로 계속 농를 걸었다..
"그런데 여긴 너무 조용하구만.."
"여긴 아무나 다니는 길이 아니라 그렇습니다"
여인은 김삿갓을 데리고 도착한 곳은 어느 기왓집 이였다
"허어 집이 크구려.."
"아버님이 물려준 집입니다 누추 하지만 들어 오소서"
"그럼 실례하리다"
김삿갓이 여인을 따랑 사랑체에 들어 앉자 여인이 곧 상을 들고 왔고 김삿갓에게 술을 건넸다..
술이 얼큰하게 취한 김삿갓이 자리에 누워서 잡이 들었고 함참 달게 자다 가슴이 답답하여 눈을 뜨자 여인인 머리를 풀어해치고 흉악한 표정을 한 채 그의 몸을 누르고
있었다..
김삿갓은 별로 놀라지도 않고 여인에게 말을 걸었다..
"이 무슨 흉포한 짓이요.."
"흥..사내놈이 말만 많구나..내 너희 사내놈들 씨를 말릴터이다"
여인이 손아귀에 힘을 주며 흉악한 소리로 얘기 했으나 김삿갓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허어..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그렇다는 말이요? 죽을땐 죽더라도 이유나 알고 죽어야 하지 않겠소"
"내 너희 사내놈의 욕망때문에 몸을 망치고 억울하게 죽었는데 너놈이라고 용서할까.."
"허어..모르는 소리 원한때문에 죄없는 사람을 죽이면 세상 어디 살사람이 있겠소 사내가 미우시요?"
"밉다. 몹시 밉다"
김삿갓은 여인의 손을 쥐며 말했다..
"독은 독은 풀고 원한은 그 원한으로 푸는게 이치인법..사내의 원한은 사내로 푸는게 응당 맞는 이치인데 죽이는걸로 원한이 가시지 않으면..어떻소 나와 함께 운우지락을
나눠서 원한을 푸는게.."
김삿갓의 은근한 제의에 여인은 손을 풀고 김삿갓을 봐라 보았다..
"나랑 몸을 섞겠다는게 진심이냐?."
"내 어찌 허언을 하리요..내가 오늘 그대의 지아비가 될터인 원한일랑 잊고 내품에 안겨 보시오"
김삿갓이 여인을 끌어안자 여인은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안겼고 둘은 운우지락을 나눴다(자세히 쓰고 싶지만 눈물을 머금고 넘기겠습니다)
다음날 아침이 밝자 김삿갓이 눈을 뜬곳은 어느 진흙밭이 였는데 김삿갓의 팔뚝엔 조금마한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내..천하에 이름을 떨친 여성과 관계를 맺었으니 어찌 기분 좋지 않으리"
김삿갓은 팔에 새겨진 글자를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후로 그 마을에 귀신이 나타나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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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은 풍류를 즐기고 다가오는 여성은 마다않는 성격인데 귀신도 안을정도였다니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그리고 김삿갓이 안은 귀신에 대해 궁금해서 이야기에 나오는 여성의 신상명세를 통해서 얻어낸 결과 성종때 섹스 스켄들을 일으킨 희대의 요녀 어우동(어을우동) 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실록에 의하면 숭무원 지사 박원창의 딸이 남편에게 소박 맞은후 수십명의 고간 대작의 남자들과 **상간 까지 저질러서 사형당했다고 합니다..
그녀에게 독특한 취향이 있었는데 바로 관계를 맺은후 남자들의 몸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것이 였습니다..
남자의 몸에 여성의 이름을 새긴다고 해서 어을우동이라 불렸는데 이것이 그녀의 이름대신 실록에 올랐습니다..
어우동이 풍기문란 으로 옥에 갇혔을때 자신과 관계를 맺은 남자들의 이름을 대지만 남자들은 하나같이 부인해서 남자들을 원망하며 사형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우동의 아버지 박순창은 전남으로 귀향을 갔고 딸의 시신도 가져 갔다니 제 추측이 어느정도 맞는듯 합니다..
출처:밤놀닷컴:: - 역사 속 위인들의 괴담 https://bamnol.com/?mid=horror&document_srl=425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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