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미스테리

우크라이나에 나타난 역대급 시간여행자 옥토102020-11-17 18: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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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명 공중파 프로그램을 통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그는 바로 우크라이나 키예프 출생의 세르게이 포노마렌코이다.

 

이 세르게이 포노마렌코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인터넷상에 퍼져있다.

 

 

 

[그날은 2006년 4월 23일이었다. 우크라이나 키예프시 거리에서 구소련의 낡은 복장에다 필름 카메라를 든 한 청년이 넋이 나간 얼굴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저기.. 여기가 어딘가요?"

 

"네? 키예프죠."

 

"..키예프요? 여기가 키예프라고요?"

 

"네."

 

"아닌데.. 오늘이 몇일인가요?"

 

"4월 23일이요."

 

"..혹시 몇 년도인가요?"

 

"뭐요? 2006년이죠."

 

 

청년은 그 뒤 혼란스럽다는 얼굴로 사방을 헤집고 다녔다. 그리고 이 평범치 않은 차림새를 한 청년의 행동을 수상쩍게 여긴 지방 경찰관이 ID 카드 확인을 요구한다. 여기서 청년은 순순히 자신의 ID 카드를 건넸고, 이를 확인한 경찰관은 처음 보는 ID 카드 형식에 당황해한다. 청년이 건넨 ID 카드는 구소련 시절의 ID 카드였으며, 출생연도에는 1932년이라고 기입되어 있었다.

 

 

<실제 청년의 당시 ID 카드 사진.

맨 위 이름란에 세르게이 포노마렌코라고 기입되어 있으며

그 다음 다음 칸에 1932년이라고 출생연도가 기입되어있음을 볼 수 있다.>

 

 

구소련 시절의 ID 카드에다가 출생연도 1932년의 청년.. 본격적으로 청년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관을 추궁을 시작했고, 이에 청년은 기이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들어보세요! 그러니까.. 저는 키예프의 제집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근데.. 그때는 1958년이었어요."

 

 

경찰관은 청년이 수상쩍은 인물이라기보다는 정신이 나간 거라고 판단, 지역에서 정신병원을 운영하는 심리학자 파블로 크루티코브 박사에게 신병을 인계한다. 한편 파블로 박사는 면담 도중 기막힌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당시 병원 보안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파블로 박사와 면담 중인 세르게이>

 

 

 

"먼저 본인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저는 세르게이 포노마렌코라고 합니다. 1932년 6월 17일 키예프시에서 태어났고요."

 

"그렇군요. 하지만 당신은 서른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데요."

 

"저는 스물다섯이니까요."

 

"좋습니다. 듣자 하니 1958년에서 갑자기 2006년의 이곳으로 오시게 되었다고요. 그때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산책하려고 제 사진기도 챙기고서 집 앞으로 나왔을 때였어요. 하늘에서 이상한 물체가 보이더라고요. 종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아주 이상했어요. 비행하는 모습도 이상했고요. 모르겠어요. 제가 본 걸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제 사진기를 현상해보면 모두 아실 수 있을 거예요."

 

 

흥미가 동한 파블로 박사는 자신이 아는 사진 전문가 바딤 포즈너에게 필름 현상을 부탁했고, 이 과정에서 놀라운 말을 듣게 된다.

 

 

"박사님, 이 필름이랑 사진기는 모두 70년도에 생산 중단된 모델이에요. 그런데도 상태가 새것과 같다니 놀랍군요."

 

 

놀라운 건 또 있었다. 그건 바로, 현상한 사진의 내용이었다.사진의 배경은 50년대 키예프시 거리를 담고 있었으며 내용은 세르게이의 독사진, 약혼녀를 찍은 사진, 그리고 문제의 실종 직전 집 앞에서 찍은 UFO 사진이었던 것이다.

 

 

<실제 문제의 사진>

 

<실제 문제의 사진>


<실제 문제의 사진>


 

<실제 문제의 사진> 

 

그리하여 이틀 후인 25일, 파블로 박사는 세르게이와 재차 면담을 갖는다.

 

 

"필름을 인화해봤습니다. 솔직히.. 놀랍더군요. 특히 제 관심을 끈 사진은 이겁니다. 이 이상한 물체가 찍힌 사진이요."

 

"이제 제가 진실을 말했던 걸 아시겠군요. ..모르겠어요. 이 물체가 뭔지. 그저 제가 이 물체를 찍는 순간 정신을 차렸을 땐 이곳으로 왔다는 기억뿐이에요."

 

 

<당시 병원 보안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파블로 박사와 면담 중인 세르게이>

 

 

이 면담 후 세르게이는 자신의 병실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직후 그는 병실에서 사라진다. 병원 특성상 병실 문은 바깥에서 잠금장치가, 그리고 창문으로는 창살이 있었음에도 밀실 실종이 된 것이다. 파블로 박사는 즉시 병원 보안카메라 기록 전체를 돌려봤으나 세르게이가 병실 문을 나서는 장면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세르게이는 다시 어디론가 사라졌다.

 

 

<보안카메라에 찍힌 병실로 돌아가는 세르게이의 모습>

 

 

이후 2010년.. 해당 이야기를 발굴해낸 우크라이나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팀은 세르게이가 찍은 사진 속 약혼자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제는 노인이 된 약혼자가 건넨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다.

 

 

"세르게이와 저는 젊었을 무렵 약혼을 한 사이였어요. 근데.. 어느 날 갑자기 그가 사라졌어요. 그러다 1970년대에 사진과 함께 마지막으로 소식을 보내왔죠. 2050년에 찍은 사진이라고 하더라고요."

 

 

<실제 2010년 당시 세르게이의 약혼자였던 여성의 사진>

 

 

<1958년 당시 둘이 함께 찍은 실제 사진>

 

 

<세르게이가 보냈다던 2050년을 배경으로 한 중년의 세르게이의 모습>

 

 

 

 

<2000년대 당시 동일한 배경과의 비교>
 

 

그리고 다큐멘터리 팀은 추가로 다음과 같은 사실 또한 밝혀낸다.

 

 

"키예프 국립기록보관소에서 1960년 당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세르게이의 음성녹음 테이프가 발견됨. 이 방송에서 세르게이는 전자레인지와 휴대전화, 그리고 인공심장과 같은 현대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함."

 

 

한편, 세르게이와 관련해 밝혀낸 마지막 기록은 그가 1978년 사진기를 들고 집 밖으로 나간 뒤로 또다시 실종됐다는 기록이다.]

 

https://youtu.be/eD3MeAWvx5Y 

 

<실제 다큐멘터리 영상>

 

 

 

자, 여기까지가 바로 최근 국내 공중파 프로그램을 통해 인터넷상에 퍼지게 된 세르게이의 타임슬립 이야기이다. 그간 '이상한 옴니버스'를 수년간 운영하며 웹, 출판물, SNS 앱, 방송 등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사이비 지식들을 파헤쳐왔던 본인은 간만에 꿈이 있는 이 이야기를 반겼으나.. 어쨌든 언제나 그랬듯 미스터리의 진짜 진실을 파헤치고자 한다.

 

해당 이야기는 우크라이나의 국영 방송국인 1+1에서 2010년 제작된 다큐멘터리에 기반하고 있다. 이 이야기의 진위 여부부터 말해보자면.. 결론은 거짓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외국의 경우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그리 낯선 콘텐츠가 아니다. 가까운 예시로는 스탠리 큐브릭이 NASA의 달착륙 영상 제작에 관여했음을 고백했다는 영상물이 있겠으며, 러시아 티술스키 지역에서 8억 년 전 여성 미이라를 발견했다는 다큐멘터리도 좋은 예시가 되겠다. 덧붙이자면, 세르게이 이야기를 방송한 국내 공중파 프로그램이 역시 이른바 이 '티술스키 공주' 다큐멘터리를 기반으로 방송을 내보낸 적이 있다.

 

어쨌든.. 이러한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진실이라는 주장 아래 마음껏 창작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부여되므로 제작자에게 있어 더할 나위가 없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이후 진위 여부 논란에서도 한 발 빠질 수가 있으니까. 그래도 아닌 건 아닌거니까.. 이제부터 세르게이 이야기의 오류를 간략히 밝혀보도록 하겠다. 물론 해당 이야기 자체가 다큐멘터리 팀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장되고 있는 것이므로 실질적으로, 그리고 물질적으로 진위 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는 것들만 따져보겠다.

 

 

 

1. ID 카드

 

먼저 ID 카드. 아래 세르게이의 ID와 구소련 시대 다른 이의 ID 카드를 비교해보시길. 

눈썰미 있는 사람이라면 눈치챘을 것이다. 두 번째 세 번째 ID 카드는 증명사진으로 인해 원형의 스탬프 모양이 사진 테두리 주변으로 끊어짐이 있음을 볼 수가 있다. 그런데 세르게이의 ID 카드는? 마치 카드와 증명사진 자체를 합성해 하나로 출력이라도 한 듯.

 

 

2. 세부 디테일 문제

 

병원 보안카메라 기록에 세르게이가 처음 방문한 영상을 보여주며 밑에 2006년 4월 23일 수요일이라고 기입이 되어있는데, 실제 이날은 일요일이었음.

 

또 4월 26일 영상에는 금요일이라고 기입되어 있음

 

 


 

의사와의 첫 면담 영상에서 세르게이는 자신이 1932년 6월 17일생이라고 말함. 그런데 그의 ID 카트에는 3월생으로 기입되어 있음.

 

의사와의 두 번째 면담 영상에서 시간은 25일 10시 39분을 가리키고 있음. 그런데 면담 후 방을 나올 때의 장면(사라지기 직전 자신의 병실로 향하던)이라고 나오는 영상에서 시간은 26일 17시 23분을 가리킴. 둘의 면담이 다이렉트로 하루 동안 이어졌다고 봐야 할까?

 

 


 

3. 제작비로 인한..

 

이런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장점은 앞서 서술했듯 자유로운 창작으로 인해 시청자를 단박에 몰입시킬만한 신선한 이야기 구성이 가능하다는 거겠다. 그렇다면 단점은? 바로 제작비이다. 제작비가 굉장히 한정적이므로 물적 증거물 제작부문에 있어 아무래도 질이 떨어지게 된다. (사실 이야기 구성부문에서도 창작 제한이 없다 보니 중간중간 줄기 과정에서의 스토리 허점도 동반하지만)

 

즉, 이야기는 그럴듯하며 게다가 70년대에 단종된 필름과 카메라 모델이었다라는 류의 주장을 자유롭게 펼칠 수가 있으나.. 실질적인 물적증거를 살펴보면 어쩔 수 없는 질적 저하가 동반된다는 것이다.

 

세르게이이가 출연했다던 라디오 방송 음성 기록을 국립기록원에서 발견했다는 것 역시 다큐멘터리 팀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며, 그 음성 기록 역시 60년대 기록물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현대 방송과도 같이 방송 내내 일정하고 깨끗한 음질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문제의 UFO 사진 역시 어쩔 수 없는 질적 저하가 느껴지지만.. 정작 중대한 질적 저하는 따로 있다.

 

 

바로 이 2050년도에 찍혔다는 사진이 그것이다. 뒤로 보이는 미래의 건물들. 그러나.. 

 

 

 

보다시피 제작비 한정으로 인한 비전문성들이 눈에 띄는 건 어쩔 수가 없겠다.

 

다시 말하지만, 사실 개인 또는 소규모 그룹 차원에서 제작되는 HOAX들은 어쩔 수 없이 이런 물적증거 부문에서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슬프게도(?)

 

 

 

4. 다큐멘터리 말미에..

 

영상 제작물 특성상 말미 크레딧에 스탭롤이 올라가야 한다. 해당 다큐멘터리 역시 이걸 피할 수가 없었는데, 자세히 보면 의미심장한 스텝 역이 하나 나온다.

 

 

'кастинг-менеджер', 바로 Casting Manager! 다큐멘터리 속 실제 영상과 실제 인물들에게서 느껴지던 위화감, 이제는 모두 설명이 되었길. 이건 앞서 언급한 티술스키 공주 다큐멘터리 역시 해당한다.

 

 

 

 

결론

 

존 티토, 찰리 채플린 영화에 나타난 시간 여행자, 캐나다 시간 여행자(이 세 이야기 역시 화제이던 당시 본인이 국내 최초로 직접 그 거짓을 밝힌 적이 있었음)와 같이 한창 '시간 여행자 발견'이라는 콘텐츠가 유행이던 무렵 제작된 해당 다큐멘터리. 분명 이야기 자체는 신선하고 꿈을 주기에 충분했으나 역사적으로 모든 HOAX 극이 그러했듯 가장 난관이던 부문, '자금'이라는 부문에서 역시 참패를 면치 못했다고 평가할 수가 있겠다.

 

비단 이와 같은 미스터리물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무수히 많은 사이비들이 존재한다. 사실 이런 미스터리물은 어디까지나 수요층의 흥미 충족을 위해서라는 면죄부를 내세울 수 있겠으나, 그 밖의 다른 이의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초래하는 사이비물로 인한 피해는 우리들의 생각 이상이다. 굶어 죽는 아이들이나 불치병과 같은 것만이 '사회의 안타까운 파트'에 해당하는 건 아니다. 바로 이런 인간적인 부문에 있어서도 어떤 상기가 필요하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대부분 비난받아야 할 주체는 언론과 미디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은 뻔뻔스럽게도 이와 같은 말도 안 되는 모든 종류의 것들을 조장하고 선전해왔다. 그래야 광고주들이 좋아하니까. 결론적으로 세상만사가 그렇듯 이것 역시 돈에 관련된 문제이다. 누구든 주택대출금은 상환해야 하는 법이니까.

 

 

 

[출처] 우크라이나에 나타난 역대급 시간여행자|작성자 메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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